'2097년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에는 과거를 어떤 모습으로 담았을까?'

대안문화공간 스페이스빔은 지난 24~25일 스페이스빔에서 'Back to the future'를 주제로 '2012 레지던시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안내 관광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보고회는 2097년 정부가 신도시를 건설하던 중 도시 유적을 발굴하게 되었다는 상상에서부터 시작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은 인천 송도·가정동·배다리 지역 등 인천 곳곳을 방문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2097년에 발견된 유적도시와 그 도시에 살았던 한 여성의 삶, 그리고 그 여성이 남긴 기록들에 대해 고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여성이 남긴 기록에는 21세기 초반의 도시를 "도시사회가 극도로 디자인되어서 모든 사람이 일정한 행동패턴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어는 배다리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현재 이 지역에 있는 각종 건축물을 활용했다. 배다리 지역의 저층 가옥들은 전통주택·아파트 지역은 21세기에 시작된 스마트시티의 잔해 등으로 설정한 뒤, 2097년을 기준으로 과거의 역사들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아파트는 인간이 자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인공적 도시를 총칭하는 '스마트시티'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소개됐다.

투어를 진행한 전보경 작가는 "스마트시티는 가장 높은 아파트와 가장 긴 터널, 가장 긴 다리 등을 지향했으며, 아파트 단지안에는 쇼핑몰과 각종 문화공간 등이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거주자들의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한 스마트시티 중·후반기에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스마트시티의 상층과 하층에 사는 주민들은 나뉘었다고 설정했다. 이 때문에 하층 주민의 애완동물이 상층 주민들의 공간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상층의 주민들과 하층의 주민들간의 격렬한 갈등이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페이스빔 민운기 대표는 "가장 핵심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자세하게 관심을 갖지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것을 시제를 미래로 달리해서 볼때,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물이나 성장·소멸, 욕망, 갈등 등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픽션의 요소를 가미해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7월초부터 진행됐으며, 유광식·이샘·전보경·정상섭·진나래·Joris Lindhout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정운기자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675006